나도 몰랐는데 나는 완벽주의가 있었나보다.
완벽주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내가 과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 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,
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기준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오며 그런 혹독한 기준을 나에게, 또 남에게 들이댔다.
세상에 완벽하게 내 맘에 다 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인 것을..
나는 허상을 좇아 괴로움과 외로움속에 나를 가두었다.
게다가 불안은 얼마나 높았는지
어렵사리 정말 맘에 드는 것을 찾게 되더라도 그것을 가질 수 있을까, 가지게 된다면 잃어버리게 될까 전전긍긍 했다.
그렇게 살아오며 나도 모르게 지친 것일까?
때때로 잠시 그 잣대를 내려 놓아 보게 된다.
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. 세상은 그 자체 그대로 온전히 잘 작동하고 있었다.
내가 고른 물건, 내 몸, 내 얼굴, 내 성격, 나의 모든 것에서 되지 못할 이유와 못난 점을 찾아대던 내 모습을 한 시름 내려놓고 나서야 발견을 했다.
이대로도 꽤 괜찮아. 지금 내 모습 그대로도 멋지고 예쁜 사람이야.
블로그를 몇 번을 지웠다 만들었다 한 것도 그저 아이디를 분리하고 싶어서 였다..
왠지 나를 아는 누군가가 우연히 내 생각을 담은 내 공간을 찾게 될까봐 그게 갑자기 두려워 졌었다.
틈만 나면 블로그 글, 주소, 컨셉 등등이 맘에 들지 않았다. 뭔가가 완벽하기를 원했다.
근데 부족한 점, 완전하지 못한 점도 인생의 뗄 수 없는 일부다.
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면 평생을 부족한 점만 찾아 괴로워 하며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.
신기하게도 인정하고 나면 불완전한 것이 오히려 아름다움으로 느껴진다.
아무 말이나 생각나는 대로 두서 없이 이렇게 써내려가도 괜찮다.
못났던 내 모습도, 내 맘처럼 되지 않았던 일들도 다 내 인생이라는 책의 페이지에 한 부분을 완성 시켰는 걸
그 시간이 있었기에 나를 혐오하는 마음이 얼마나 나에게 해로운지를 깨닫고 지금 내가 어떻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얻을 수 있다.
일기를 쓰는 일도 블로그, 노트, 다이어리, 노션 등등 여기저기 분산되어있는 것이 너무 거슬려서
일기 쓸 곳을 정해두고 완벽히 셋팅이 되기 전 까지는 왠지 쓰는 것이 찝찝했다.
그런데 뭐, 좀 여기저기 쓰면 어때?
쓰다보면 내 마음을 더 잘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있겠지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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